사우디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진제공/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8일(현지시간) 약 35년 만에 처음으로 상업영화관이 문을 열었다. 첫 상영작은 미국 할리우드의 월트디즈니가 제작한 블록버스터 영화 '블랙팬서'다.

아랍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압둘라 금용지구 영화관에서 미국 영화관 제인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가 사우디의 공공투자펀드(PIF)와 함께 영화관을 열고 영화 블랙팬서를 상영했다. 

사우디에는 1970년대까지 많은 영화관이 있었지만, 1979년 이란 혁명의 영상을 받아 보수적인 이슬람 정책이 강화되면서 1980년대 초반부터 차츰 영화 상영이 금지됐다. 

영화관에는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귀빈 등 남녀가 섞인 약 500명이 초청됐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영화 상영도 곧 시작될 예정이다.

AMC의 아담 애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산업과 사우디 모두에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5월 1일부터 일반 상영이 개시될 것이라며 극장에선 성별 분리가 없기 때문에 관람객들이 혼성, 남성 또는 여성 전용 상영관을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에서는 공공 장소에 남녀가 함께 있는 것이 허용되지 않지만 차츰 규제가 완화되는 추세다. 2017년부터는 일부 음악 공연이나 행사에서 남녀가 같이 착석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사우디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작년부터 '비전 2030'으로 불리는 사회경제 개혁 추진에 의한 결과물이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 적용을 완화하고 시민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는 여성 권리 증진에 힘쓰면서 여성의 자동차 운전과 축구 경기 관람을 허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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