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행진에 참여한 시민이 파리기후협정에서 약속한 지구 온도 상승 제한 목표인 1.5℃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WWF

지난 20일 서울 청계광장 및 광화문 일대에서 1천여 명의 시민이 모여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평화 행진을 진행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WWF(세계자연기금), 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최하고, 유넵엔젤(UNEP ANGEL), 빅웨이브 등 청년단체,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와 삼성전자와 씨티은행 등 기업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지구를 지키는 온도, 우리를 지키는 온도 1.5℃’ 라는 슬로건 하에 기후변화 목표 및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2018년은 국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로 점쳐지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을 수정, 보완하고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중에 있다.

또한 오는 10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인 IPCC 48차 총회가 인천에서 개최한다. 이번 총회는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의 후속으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경로 및 지구 온도 상승이 1.5℃를 넘어섰을 때 발생할 영향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이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바라는 시민의 참여로 완성된 2018 기후행진 행사는 1부는 문화공연, 2부는 기후행진으로 진행됐다. 문화공연은 WWF 홍보대사이자 방송인 타일러를 비롯한 일반 시민 연사와 주최 단체들의 대표자 연설 및 밴드 공연으로 꾸며졌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페이스페인팅, 피켓 만들기, 메모 트리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1부 끝에는 기념 사진 촬영을 위해 시민이 대열을 구성해 파리기후협정에서 약속한 ‘1.5℃’를 연출하는 휴먼레터링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후 진행된 행진은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광화문,안국역, 종각을 돌아 다시 청계광장을 돌아오는 코스로 약 1시간 가량 지속됐다.

이번 행사의 연사로 참여한 WWF 홍보대사 타일러 라쉬는 “기후는 야생동물이 살아가는 시기를 알려주는 신호이다.  이 신호체계에 이상이 발견되고 있다. 바로 기후변화이다. 이는 야생동물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삶에도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관심을 넘어 해결을 위한 적극적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라며 시민의 역할을 강조했다.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김민수 대표는 북극곰이 ‘You too’라고 말하는 피켓을 준비해 왔다.  “북극곰에게 닥친 기후변화가 인간에게 ‘너희도 멀지 않았다’는 경고를 전한다는 의미다.

미세먼지뿐 아니라 5월에 장마처럼 비가 내리는 이상한 날씨는 우리가 만든 결과이고 해결도 우리가 해야 한다. 공상영화 속 황폐한 지구에 우리 아이들이 살지 않도록 우리가 앞장서서 일회용품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피스 손민우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올해는 국내 기후변화 정책에서 굉장히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한국이 ‘기후악당'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로드맵 재보완에서 37%의 감축목표를 모두 국내분으로 돌리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올해 10월과 12월에 있을 48차 IPCC총회, 24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행진을 통해 한국 시민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정부와 기업이 머뭇거리는 사이 기후변화는 대기오염, 이상기후가 되어 시민들의 삶을괴롭게 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미래의 문제가 아닌 현재진행형 피해다. 기업과 정부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 기후변화 대응과 1.5도 목표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WWF 손성환 이사장 역시 “앞으로도 우리가 매일 맑은 하늘을 보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일상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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